집주인과 말이 통하지 않아 검색하다 보면 “소송밖에 없나” 하는 자리에 닿습니다. 그 앞에 공식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수료는 1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이고 신청일부터 60일 안에 끝나지만, 상대가 응하지 않겠다고 통지하면 그대로 각하됩니다. 반대로 조정이 성립하고 조정서에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가 들어가면 판결문과 같은 힘을 갖습니다.
그러니 이 제도는 만능이 아니라 조건이 맞을 때 소송보다 훨씬 싸고 빠른 길입니다. 쓸 만한 경우와 헛걸음이 되는 경우가 갈리므로, 신청하기 전에 그 갈림길을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9월 29일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LH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상가건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공식 안내를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것
- 어떤 분쟁을 다루는가
- 어느 기관으로 가야 하는가
- 비용과 걸리는 시간
- 신청부터 조정까지 여섯 단계
- 조정이 성립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 상대가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가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다루는 분쟁
먼저 내 문제가 이 제도의 소관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한국부동산원·LH 위원회의 공식 안내는 조정신청 대상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차임 또는 보증금에 관한 분쟁, 임대차 기간에 관한 분쟁, 보증금 또는 주택·상가건물에 관한 분쟁, 유지·수선의무 및 권리금에 관한 분쟁 등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보실 것이 유지·수선의무입니다. 보일러가 고장 났는데 집주인이 고쳐주지 않는다거나 수리비를 누가 낼지 다투는 문제가 이 제도가 정면으로 다루도록 정해 둔 사안이라는 뜻입니다. 많은 분이 수리비 다툼은 소송으로만 푸는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위원회 쪽 안내는 신청 자격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조정위원회의 심의·조정사항에 관한 주택임대차분쟁의 당사자는 해당 주택이 소재하는 공단 조정위원회에 분쟁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집주인도 세입자도 신청할 수 있고, 기준은 그 주택이 어디에 있느냐입니다.
어느 기관으로 가야 하나 — 두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많이들 헤매십니다.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한 곳이 아닙니다. 한국부동산원과 LH가 함께 운영하는 곳과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운영하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위원회는 여섯 개 지부를 두고 있고, 지부마다 맡는 지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공식 안내에 적힌 관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부 | 맡는 지역 |
|---|---|
| 서울중앙 | 서울특별시, 강원특별자치도 |
| 수원 | 인천광역시, 경기도 |
| 대전 |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북도, 충청남도 |
| 대구 |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
| 부산 |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
| 광주 | 광주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 제주특별자치도 |
기준은 내가 사는 곳이 아니라 그 주택이 있는 곳입니다. 이사를 나온 뒤에 다투는 경우라면 지금 사는 지역이 아니라 문제가 된 집이 있던 지역의 지부로 갑니다.
두 기관 가운데 어디로 갈지는 공식 안내가 정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분쟁을 두 곳에 동시에 신청하면 각하 사유가 됩니다. 한 곳을 골라 넣으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접수처를 정하기 어려우시면 한국부동산원·LH 위원회 상담센터(1644-5599)에 먼저 물어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비용과 걸리는 시간
소송과 견주면 이 제도의 값어치는 여기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 항목 | 공식 안내 내용 |
|---|---|
| 수수료 | 조정 목적의 값에 따라 산정 · 1만 원 ~ 최대 10만 원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따른 면제 사유에 해당하면 무료 |
| 처리 기간 | 조정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종료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면 조정위원회 의결로 30일 범위에서 연장 |
| 조정안 수락 | 조정안을 통지받은 날부터 14일 이내 |
수수료가 다투는 금액에 따라 정해진다는 점을 눈여겨보십시오. 보일러 수리비처럼 금액이 크지 않은 다툼이라면 아래쪽 구간에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몇십만 원을 두고 다투는데 변호사를 선임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데, 이 제도는 그 자리를 메우려고 만든 것입니다.
기간도 마찬가지입니다. 60일 안에 끝나고 늘어나도 30일까지입니다. 다만 이것은 절차가 끝나는 시한이지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시한이 아닙니다. 각하로 끝나도 절차는 종료된 것입니다.
신청부터 조정까지 여섯 단계
공식 안내가 적어 둔 절차는 여섯 단계입니다.
- 조정신청 — 홈페이지, 방문, 우편, 팩스로 신청합니다.
- 접수 및 개시 — 지체 없이 개시하고, 상대방에게 안내문을 보냅니다.
- 조사 및 심의조정 — 현장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검토보고서를 만듭니다.
- 조정위원회 — 회의를 소집해 진행합니다.
- 조정안 제시 — 위원회 의결에 따라 조정안을 내놓습니다.
- 조정성립 — 양쪽이 수락 의사를 밝히면 성립합니다.
세 번째 단계에 현장조사가 들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설비 고장이나 하자를 다투는 사안이라면 위원회 쪽에서 실제로 상태를 보게 된다는 뜻이므로, 증상 사진이나 수리 기사의 점검 내역 같은 자료를 미리 갖춰 두시면 이 단계에서 힘이 됩니다.
제출 서류의 구체적인 목록은 공식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신청 전에 접수처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여기가 이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데,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공식 안내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성립된 조정은 조정서와 동일한 내용의 민사상 합의로서의 효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줄이 더 붙습니다. 금전 등의 지급 또는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조정서의 정본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과 같은 효력을 인정받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조정이 성립했는데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시 소송을 걸지 않고도 강제집행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판결문을 받은 것과 같은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그 효력은 조정서에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가 적혀 있을 때 생깁니다. 그냥 합의만 적힌 조정서와는 힘이 다릅니다. 그러니 조정안을 받아 들고 수락할지 정하실 때, 그 문구가 들어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이 한 줄이 나중에 다시 법원에 가야 하느냐 마느냐를 가릅니다.
상대가 거부하면 거기서 끝납니다
반대쪽도 분명히 알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조정은 양쪽이 응해야 굴러가는 절차입니다. 공식 안내가 적어 둔 각하 사유는 이렇습니다.
- 같은 사건으로 법원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 민사조정법에 따른 조정을 신청한 경우
- 다른 조정위원회에 이미 신청된 분쟁인 경우
- 임대차 분쟁이 아님이 명백한 경우
- 상대방이 조정을 거부한 경우
- 신청인이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2회 이상 출석하지 않은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 쪽 안내도 같은 취지를 적고 있습니다. 위원장은 법원 제소, 다른 조정 신청, 이미 진행 중인 조정, 분쟁이 아닌 경우, 피신청인의 거부, 신청인의 미응소 등의 사유로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줄이 이 제도의 한계입니다. 상대가 “조정에 응하지 않겠다”고 통지하면 그것으로 절차가 끝납니다. 위원회가 상대를 끌어낼 권한은 없습니다. 그러니 상대가 아예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라면 조정에 시간을 쓰기보다 처음부터 법원 절차를 알아보시는 편이 빠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줄도 놓치기 쉽습니다. 신청한 쪽이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두 번 넘게 나오지 않아도 각하됩니다. 내가 신청했으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서 조정을 쓸까, 바로 소송으로 갈까
여기까지 보시면 갈림길이 선명해집니다. 아래는 공식 안내에 적힌 사실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며,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 이런 상황이면 | 고려해 볼 것 |
|---|---|
| 상대와 연락은 되는데 금액·책임에서 의견이 갈린다 | 조정이 맞는 자리입니다. 비용과 기간이 소송보다 적습니다 |
| 다투는 금액이 크지 않다 | 수수료가 금액에 따라 정해지므로 부담이 작습니다 |
| 상대가 연락을 끊었거나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 각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법원 절차를 먼저 알아보십시오 |
|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다 | 각하 사유에 해당합니다 |
조정을 거쳤다가 각하되더라도 법원으로 가는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기간만큼 시간이 흐르므로, 보증금처럼 시한이 걸린 사안이라면 상대의 태도를 먼저 가늠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신청 전에 챙겨 두실 것
공식 안내에 제출 서류 목록이 나와 있지 않으므로, 아래는 절차 단계에서 쓰일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 임대차계약서 — 특약란까지 포함해 전체를 준비하십시오.
- 주고받은 기록 — 문자·메신저·통화 후 남긴 메모처럼 언제 무엇을 요구했고 상대가 뭐라 했는지 드러나는 자료입니다.
- 금액을 뒷받침하는 자료 — 견적서, 영수증, 수리 기사의 점검 내역 등입니다.
-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 3단계 현장조사에서 쓰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주고받은 기록입니다. 다툼이 생기기 전에 문자 한 줄이라도 남겨 두신 분과 통화로만 이야기하신 분은 이 절차에서 서는 자리가 다릅니다.
아래 버튼은 한국부동산원과 LH가 함께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온라인 신청과 함께 방문 예약·전화 예약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LH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 신청하기
이 글에서 인용한 공식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부동산원·LH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제도 안내,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상가건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안내입니다.